WMG와 Suno의 AI 음악 협업, 소송에서 파트너로
작년까지만 해도 메이저 음반사는 AI 음악 생성 스타트업(Suno나 Udio)을 저작권 위반 고소를 하며 법정에서 맞붙었는데요, 올해 들어 협력 관계로 변화되고 있습니다. 두 회사가 어떻게 손을 잡게 되었는지, 이 협약이 음악 산업 전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AI 음악의 부상과 긴장감
AI가 음악을 만드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습니다. Suno를 비롯한 서비스는 몇 줄의 텍스트만으로 보컬과 반주, 가사를 갖춘 완성된 노래를 만들어냅니다. 덕분에 음악을 듣기만 하던 사람도 누구나 '음악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도구'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혁신은 동시에 불안도 키웠습니다. 2023년 봄, 실제 가수 Drake와 The Weeknd를 흉내 낸 AI 곡이 인터넷을 강타하자, Universal Music Group(UMG)을 비롯한 메이저 음반사는 'AI가 우리 음원을 무단 학습했다'며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이어 2024년 6월에는 WMG·UMG·Sony가 연합해 Suno와 또 다른 스타트업 Udio를 저작권 침해 혐의로 소송했습니다. 핵심 쟁점은 두 가지였습니다.
- 공정 이용 여부: 기존 음원을 AI 학습 데이터로 쓰는 것이 저작권법상 허용되는가?
- 데이터 수집 방식: 유튜브 등에서 음원을 다운로드해 학습하는 과정이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DMCA)을 위반하는가?
Suno는 'AI도 작곡을 배우기 위해 기존 음악을 분석하는 것'이라며 새로운 도구를 만드는 과정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음반사들은 대량의 무단 복제가 시장을 잠식한다는 논리를 폈습니다. 1년 넘게 공방이 이어졌지만, 2025년 들어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소송에서 라이선스로: 변화하는 전략
2025년 10월, 경쟁사 Udio가 메이저 음반사들과 합의하며 소송을 취하했습니다. 공식 음원으로 AI 모델을 훈련하고, 생성된 음악의 수익을 공유하는 플랫폼을 함께 만들기로 한 것입니다. 이어서 11월 25일, WMG와 Suno도 전격적으로 협력 계약을 발표했습니다. 수억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던 소송이 '업계 최초의 포괄적 AI 음악 라이선스 협약'으로 탈바꿈한 순간입니다.
워너뮤직의 로버트 킨슬 CEO는 이를 두고 'Litigate, then license', 즉 처음에는 규제와 소송으로 원칙을 세우고, 이후에는 협상을 통해 비즈니스를 만들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술을 무조건 배척하기보다, 규칙을 정한 뒤 함께 수익 모델을 찾겠다는 방향 전환입니다.
라이선스 합의와 모델 교체
이번 협약의 핵심은 AI 모델을 정식 라이선스 음원으로 다시 훈련한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Suno가 사용한 모델(v5 등)은 논란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어떤 곡이 학습됐는지 불투명했기 때문에 '무단 데이터 사용'이라는 의심을 피하기 어려웠죠. 새로운 계약에 따라 Suno는 2026년부터 WMG가 제공한 음원 목록으로 새 모델을 훈련합니다. 기존 모델은 단계적으로 사용 중단(디프리케이트) 될 예정입니다.
이렇게 하면
- 어떤 음원이 모델에 들어갔는지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고,
- 해당 음원의 권리자가 사용을 허락했으며,
- AI가 생성한 결과물이 라이선스 체계 안에서 관리됩니다.
기술적 자유도가 일부 제한되더라도, 법적 리스크를 줄이고 신뢰를 얻는 선택입니다.
아티스트의 선택권 보장
이번 계약은 또한 아티스트와 작곡가의 권리를 전면에 세웠습니다. WMG 산하 뮤지션들은 자신의 이름, 목소리, 이미지, 음악을 Suno의 AI가 어떻게 사용할지 직접 선택할 권리를 갖습니다.
- 동의한 아티스트: 목소리나 음악적 특징이 AI 모델에 반영될 수 있고, 그 대가로 수익을 쉐어합니다.
- 동의하지 않은 아티스트: 이름과 음색이 AI 생성 과정에서 기술적으로 차단됩니다.
이러한 옵트인 구조는 퍼블리시티권과 저작권을 존중하면서도 AI 기술을 도입하는 새로운 표준으로 평가됩니다. WMG는 이를 '업계 최초의 아티스트 동의 프레임워크'라고 부르며, 아티스트와 팬 모두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플랫폼 정책의 변화
협업에 맞춰 Suno의 이용 정책도 달라집니다. 2026년부터는 Suno에서 생성한 음악을 파일로 다운로드하려면 유료 계정이 필요합니다. 무료 이용자는 여전히 AI로 노래를 만들고 플레이·공유할 수 있지만, 직접 저장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대신 유료 구독자에게는 월별 다운로드 한도를 제공하고, 추가 다운로드는 별도 과금하는 방식으로 수익화를 강화합니다. 전문가용 툴인 Suno Studio 사용자에게는 예전처럼 무제한 다운로드가 제공됩니다.
이런 조치는 AI로 만든 음악이 무분별하게 퍼지는 것을 막고, 정식 라이선스 범위 안에서만 활용되도록 통로를 좁히려는 의도입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다소 불편할 수 있지만, 창작자와 권리자 입장에서는 안심할 수 있는 장치입니다.
마무리
- 이번 WMG–Suno 협업은 음악 산업이 AI 기술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처음에는 위기의식 속에서 소송과 규제로 대응했지만, 이제는 협상을 통한 공존을 선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다른 음반사와 스타트업에도 신호를 보냈습니다. 이미 UMG와 Sony는 Klay 같은 AI 스타트업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고, 여러 기업이 '친저작권 AI 음악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팬들에게는 새로운 자유가 열립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목소리나 스타일로 직접 노래를 만들어보고, 이를 공식적으로 공유하거나 아티스트와 협업할 수 있는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창작자에게는 AI를 또 하나의 도구로 삼아 새로운 표현을 시도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가 창작자의 동의와 권리 보호를 전제로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 국내에서도 눈여겨볼 만한 음악 생성 AI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뉴튠(Neutune)이 선보인 ‘믹스오디오(MixAudio)’는 서비스 초기부터 아티스트와 협업한 음원을 기반으로 팬들이 합법적으로 리믹스하고 2차 창작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왔습니다. 여기에 음악을 블록 단위로 쪼개 활용량을 추적하고, 그 결과에 따라 아티스트와 창작자가 수익을 나누는 기술까지 실험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저의 첫 번째 아이덴티티는 아티스트이다 보니, 창작자와 공생 관계를 도모하는 이런 스타트업이 더욱더 조명을 받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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